블라디보스톡 여행 준비물, 아.. 하필이면 겨울이네.

하필이면 겨울에 가게 된 블라디보스톡

내일 블라디보스톡으로 출장을 간다.

그리고 비가 내린 후 갑자기 날씨가 추워진 요즘에서야 한국의 겨울이 얼마나 추운지 새삼 깨달았다. 왠지 늦가을 느낌 나던 최근까지의 날씨를 겪으며 한국의 겨울 추위가 어느정도인지 잊고 있었던 것.

한국 보다 더 추울 것이 분명할 블라디보스톡에 당장 내일 가게 되니 뭐 부터 준비해야 할지 좀 막막했다.

그동안 여행 준비물 챙기는 것이나 트렁크 가방 싸는 일은 거짓말 조금 보태서 100번도 넘게 해봤다. 하지만 생각해보니 추운 지역으로 떠나 본 적은 손에 꼽는 것을 넘어 아예 기억도 안 난다.

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지금 내 몸이 덜덜 떨리니, 더 추울 블라디보스톡에서 필요할 준비물이 마구 떠올랐다. 생존 본능 같은 건가? 이른바 블라디보스톡 여행 준비물 목록 만들기.

당장 지금 손이 시리고 목이 추우니 장갑과 목도리가 필요할테고 내복도 챙겨가야 할 것 같다. 귀마개도 챙겨야 하나? 이건 어디서 구하지? 핫팩도 필요할까? 이건 좀 오버인가?

우선 목도리나 장갑이라도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근처에 있는 백화점에 들어갔다가, 만만치 않은 가격을 보고 그냥 나왔다.

그 돈이면 그냥 손 시리고 목 춥고 말겠다는 생각이 들었다. 근데 예쁘긴 하더라.

구소련의 프롤레타리아 소시민의 쓸쓸한 마음이 이런 것이었을까? 추워봤자 얼마나 더 춥겠냐며 지금 입고 다니는 옷 정도면 되겠지, 라며 애써 위안을 삼았다. 그립습니다, 스탈린..

하지만 백화점의 따뜻한 공기를 벗어나 밖으로 나오니 얼굴로 몰아치는 찬 바람이 예사롭지 않았다. 광대뼈가 시리기는 또 오랜만이네. 블라디보스톡은 이것 보다 더 찬바람이 불겠지?

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에 인터넷 쇼핑으로 주문해 놓는 거였지만, 이제와서 그럴 수도 없는 노릇.

에이, 몰라.. 하며 반포기 상태였는데 우연치 않게 길거리 노점상에서 장갑을 팔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. 와, 진짜 신기하기도 하지.

꼭 필요했던 블라디보스톡 여행 준비물, 장갑과 목도리

가격을 물어보니, 장갑이 2천원이다. 시장은 가격 흥정이 필수라는 생각이 머릿 속에 떠오르다가 재빠르게 사그러들었다. 2천원에서 뭘 어떻게 깎아..

추운 지역 여행 준비물 장갑
할 말이 많은 장갑이지만 2천원 짜리라 입을 닫겠다.

백화점에선 장갑만 25,000원이었는데, 이건 1/10도 되지 않는 가격. 내가 이런 소소하고 저렴한 부분에서는 꽤 운이 좋은 편이다.

옆에 목도리 비슷하게 생긴 것도 있었는데, 스웨터 몸통을 잘라낸 것 같은 모양이었다. 뭔지 설명을 들으며 이름도 들었는데 지금 생각이 안 나지만 아무튼 목에 두르는 것. 이건 5천원이다.

모양새로 보나 장갑의 가격으로 보나 3~4천원 느낌이라 잠시 망설임이 들었지만 장갑과 목도리 합쳐서 세트 7천원에 산 것이라 마음 먹기로 하고 바로 구매.

목도리
처음엔 수건인지 알았다.

아주머니는 장고 없이 시원시원하게 구매하는 나의 모습에 반했던 건지, 팔뚝을 따뜻하게 보호해주는 토시도 하나 들여가라 했으나 팔은 뭐 딱히 춥다는 생각이 든 적이 없어서..

내복은 집에 있으니, 이 정도면 지금 당장 필요하다는 생각이 드는 필수 준비물은 대충 챙길 수 있을 것 같다.

여행(혹은 출장) 기본 준비물에 추운 날씨에 대비할 겨울 용품만 더해주면 된다는 생각인데, 뭐 빠진 건 없겠지?

추운 겨울, 내가 준비한 블라디보스톡 여행 준비물

  • 내복 하의 2벌 – 상의는 여러겹 껴 입으니 없어도 괜찮을 거 같다.
  • 외투 한벌 – 입고 있는 것 그대로. 털모자 달림
  • 모자 – 머리는 몸의 체온이 많이 빠져 나가는 곳이라고 한다. 머리 자를 때 됐는데, 다녀와서 잘라야겠다.
  • 목도리 – 목이 추우면 몸을 움츠리게 된다. 신체활동에 제약.. 가뜩이나 어깨도 좁은데 더 추해 보일 듯.
  • 장갑 – 생각해보니 사진 찍을 일이 많다. 장갑은 정말 잘 산 것 같다. 2천원.
  • 핫팩 – 장갑 있는데 핫팩까지 필요할까 하는 생각이 드네. 많이 걸어다닐 것 같은데 괜히 주머니만 무겁게 하는 건 아닌지.
  • 마스크 – 이건 좀 늦게 생각나서 미처 준비를 못했다. 없어도 되지 않을까?
  • 귀마개 – 귀 시린 것도 정말 못 참을 일인데, 이거 쓰고 다니면 왠지 꼴이 우스울 것 같아서 포기. 귀 시릴 땐 그냥 외투 모자를 덮어 써야 겠다.
  • 바지 두 벌 – 입고 있는 것 빼고 두 벌 더. 2~3일에 한번씩 갈아 입을 생각이다. 요즘 홈쇼핑 광고처럼 안쪽에 기모가 있는 것이면 좋으련만 새로 사기도 돈 아깝고.. 내복이 있으니 괜찮을 것 같다.
  • 스마트폰 파워뱅크 – 외부 활동이 많아서 필수인데, 추운 날씨에는 배터리가 금방 닳으니 하나 더 챙기든가 용량이 충분히 큰 것으로 하나 준비해야 겠다.

내일 밤 비행기다. 아직 시간이 있으니 생각나는 것이 있으면 더 준비해 보겠지만.. 블라디보스톡 여행 준비물, 이 정도면 뭐 충분하지 않나? (히터가 있는 따뜻한 사무실이라 또 추위를 잊은 듯)